족구마왕2 2021. 7. 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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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 양지에서 조금 떨어진곳에서의 야간족구에 참여한 이후 두번째 야족에 나갔다.
개인적으로 일주일 내내 술약속과 회식 등으로 운동을 못했으며 이 족구회 또한 제대로 야족을 못한것 같다.
문자로 야족참여 인원을 모집한뒤 8명 이상이 되면 야족을 진행하고 안되면 야족 자체를 취소한다.
그러다 보니 3~4명이 가능하다 하여도 족구를 할수 없다. 그들은 다른데로 가는지 아니면 그냥 쉬는지 
알수는 없다. 나름대로 그 연락담당자이자 이모임의 주최자인 버스운전수 K의 룰이다.
"2명이상만 되어도 나와서 일대일 을 하던지 2대2를 하면 안되나요?"
조심스레 내가 물었다.
"안돼요!. 그러다 보면 그렇게 작게 모이고 분산이 되니 막상 필요한 8명 이상 족구에 안나올 우려가
커서 아예 그런 작은 모임은 없이하는것이 좋습니다. 제나름대로의 노하우 입니다."
이 K도 나름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는것이다. 어떻게 하면 야족을 제대로 즐길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모임을 즐겁게 계속할수 있게 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듯 하다.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물론 내생각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모임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단은 사람들을 많이 모아야 하며
족구가 그 족구장에서는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다 보면 외부의 사람들도 거기서는 항상 족구가
이루어진다는것이 많이 알려지게 되고 그러다보면 가입인원도 늘고 나중엔 인원없어서 족구못하는
일은 없어질수 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이런생각의 기본 저변은 모임의 활성화를 이루어 넓고
두터운 회원층을 형성하여 제대로된 족구회를 구성하고 대회도 나가고 대외적 활동도 왕성히 하는 
그런 족구단을 염두에 둔 생각이다. 하지만 K는 그렇지 않다. 현재의 인원으로 현재의 방식대로
8명~12명정만 모아서 야족하는 그날 재미있게 족구하고 안다치고 운동이 되면 만족하는 것이다.
 이것이 결코 잘못되었다고 얘기하는것은 아니다. 그저 생각이 다를뿐이고 좋고 나쁘고의 얘기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야족만 대다수가 만족할 정도로 이루어질수 있다면 이사람 생각에 그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고 만족할수 있을것이다. 실제로 운동을 하면서 그 구성원들도 많은 얘기가 없다. 왜냐하면
한게임 끝나고 바로 다음게임하고 쉴틈없이 족구하고 별다른 얘기할것이 없다. 완전한 구속력을 갖는
팀이 아니고 어떤 완전한 친목모임도 아니다 보니 운동하고 땀내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분명 K를 중심으로 하는 친목모임이 따로 있다고 했고 거기의 인원들과 또 K를 아는 족구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족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환경에서 K가 족구를 엄청 좋아하고 그가 족구하는 사람들을 모아
족구를 즐기고 있을뿐이다.


 11명이 되어 세팀으로 나눈뒤 한사람이 한번 더 뛰는방식으로 게임이 돌아갔다. 지난번 보다는 다소 게임
의 생기가 살아났다. 물론 로데오에서의 게임처럼 수비범위가 어느정도 보장되어 활발한 게임은 안되지만
협소한 구장으로 인한 게임의 단절이 자주 이루졌지만 그것을 제외하곤 나름대로 한발 더 뻗어 받을려고 하고
좀더 성의를 다해 리시브와 토스를 하려는 노력들이 왠지 모르게 지난번 보다는 좋아진것 처럼 느껴졌다.
대체로 분위기가 좋았다. 서로 열심히 하려는 노력들이 보이고 또 실제적으로 좋은 공격에 좋은 수비들이
나타나고 하다 보니 서로가 열심히 땀내는 과정에서 나름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한 몇게임 돌았을까....
내가 속한팀과 K가 속한팀이 맞붙은 게임에서 한참 게임을 하고 있는데 상대팀의 K가
"헉헉....여기 동네족구 아냐. 동네족구 아니야~~~"
를 외친다. 뭔가 팀동료들을 다그치는듯한 느낌도 약간 있으면서 자신한테 뭔가 다짐하는듯한 느낌도 들면서
미간에 힘을주며 정색을 하며 뭔가 단단히 하고자하는 듯한 말과 행동이었다. 눈은 공을 따라가며 양팔은 벌린채
집중하다보니 어깨가 꾸부정한 상태로 목에 핏줄이라도 올라올만큼 집중하면서 방언비슷하다.
난 조금 의아했다. 왜 그러지? 잘 파악이 안됐다.
누가 유별나게 잘못한것도 아니고 자기가 한참 세타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나온 언사다.
도대체 무슨 얘기일까. 게임중에 물어볼수 없고 해서 유심히 살펴봤다.
다른 팀원들도 별다는것이 없다. 그저 열심히 족구하고 있을뿐이었다.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 그저 상상할수밖에...
우선 그 게임이 뭔가 그 전게임들보다 좀더 박진감이 넘치고 있었고 특히나 공격수들의 공격이 화려하게
제대로 잘 들어갔고 수비들도 제대로 수비해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랠리도 많이 이루어지고 왔다갔다
재미있게 전개되고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K는 이 게임과 그날 야족에서의 나름대로 만족감 이상을 느낀것
같다. 자신이 모으고 만들어내 이 야족모임의 수준이 이렇게 높은수준이다. 그러니 여기 구성원모두 자부심
을 갖고 우리 열심히 하자 그런의미로 읽힌다.
 얼굴도 정색을 하면서 그런 말을 했다. 정말 기분 좋고 족구가 이렇게 재미있는줄 다시금 느끼는듯 하다.
완전히 즐거운 게임에 빠진듯하다. 
 동네족구아님을 만천하에 밝혀두는 바인것 같다.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고 누가 비난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의 외침이었다.
'우린 동네족구가 아니다.'


 어딘가 있을 동네족구 이상의 족구를 확실히 갈구하는것이겠지. 그리고 동네 아저씨들이 바지걷고 하는 족구는
아니다 라고 강력히 말하고 싶은것이겠지. 실제로도 탄탄한 동호회나 팀으로 결성하고 제대로 모임이 이루어지고
구장도 다소 넓혀진다면 개개인의 실력들은 그리 낮은 수준이 아니다. 분명 시 협회에 당당히 가입도 할수 있고
팀을 구성해서 다른팀과 교류전이나 대회에 나가서도 그렇게 동네족구라 평가받을만 하지는 않는것은 확실하다.
단지 구성이 없다. 팀의 구성,동호회의 구성 이런것들이 없다. 없으니 논할 가치가 한정된다.
 동네족구가 아님을 확실하게 하고 싶지만 논할수 가 없다. 이 좋은 실력들을 동네족구이상으로 평가받으려면
어쩔수 없이 밖으로 나가야 하며 협회도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엔 갈길이 멀고 우선적으로 생각의 틀이
여기안에 머물러 있고 또 그렇게 그 안에서 즐기고 있울뿐이다. 


 내심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 K의 희열에 동참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더욱더 열심히 "나이스,좋아 좋아"
을 나도 외쳐대며 동료들과 게임 즐기기에 더욱더 힘을 쏟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어디를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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